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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 Europe

[유럽] 첫번째 배낭여행에 대한 회상

by 그 또한 하나의 과정 2010. 7. 28.
첫번째 배낭여행이 아닌 첫번째 해외여행이란 타이틀을 달고 싶었다.
그 만큼 97년도의 유럽여행은 그 의미와 감동 (+ 고생)이 컷기 때문일 것이다.

첫번째 해외여행은 95년도 여름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해외 답사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되던 그 즈음에 쉽게 갈수 있는 지역인 "중국"이였다.
그러나 그 여행은 사진으로 보는 풍경에 따른 기억이 전부인 별다른 에피소드가 없는 여행이어서 그런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관계로 97년도 배낭여행이 실질적인 첫 해외여행이였단 생각이 드는것이다.

당시 일종의 유행이었던 유럽배낭여행을 가기위해 준비했던것이
학교도서관 아르바이트를 통한 자금조성과
여행을 가도 좋다는 "아빠의 여행허가"를 얻기 위한 문서 작성과 조작이었다.
"아빠의 여행허가", "문서조작"에 대해 얘기하자면 가정사를 얘기해야 하는데
이곳은 여행얘기를 하는곳이니 생략하고 ^^; (하면, 넘 할얘기가 많아 삼천포로 빠짐)

당시 배낭여행을 떠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여행허가"를 얻기 위해
전공과 졸업논문을 들먹이며 졸업에 꼭 필요한것이라 협박했으며,
혼자가는 상황을 들키지 않기위해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것인양
해외답사안내문, 일정공지문 등등 학교 단체답사였다면 발송이 됐을 법한 문서 일체를 작성하여
약간의 비상금에 대한 청구서 까지 첨부하여 "여행 허가"를 얻어서 갈수 있었다.

비행기 표는 통신동호회 공동구매를 통해서 구했다.
모뎀으로 접속해서 밤새 채팅하고 새벽번개하고 놀았던 나우누리 클럽유럽.
택스까지 5~60만원 대였는데... 지금은 @.@
공항에 모여 플랜카드도 들고 단체사진도 찍었고, 여행 초반엔 일정맞는 몇몇은 같이 다니기도 했었다.

이용했던 항공편이 스칸디나비안 에어라인으로 북유럽항공인데
떠날때는 서울->홍콩1박->코펜하겐->런던
돌아올때는 이스탄불->코펜하겐1박->홍콩->서울
과 같은 경로를 통했다.

당시 유행은 런던이나 파리로 들어가서 런던이나 파리에서 아웃하는..(간혹 프랑크푸르트공항을 이용하기도)
유럽대륙을 시계 방향이나, 반시계 방향 코스를 잡는것이였다.

그러니 위의 비행스케줄은 당시에는 예사롭지 않은 일정이었고
이 예사롭지 않은 일정과 여행계획에 대해 사실대로 말했다면 출국은 커녕
집에 감금당해 있었을 것이다.

이 첫 유럽여행을 혼자 떠났던 것이 이후 앨리스의 여행 스타일을 좌지우지하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만족 스럽다. 다른사람과 같이 다니면 함께해서 좋은면이 있기는 하지만
돌발 사건에 대해 책임없고, 내가 보고싶고, 하고싶고, 먹고싶고, 가고싶은 것을 모두 할수 있는 자유가 더 좋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첫 배낭여행의 원래 루트는

서울->홍콩->코펜하겐/런던->브뤼셀->파리->리스본->마드리드->바르셀로나->니스->모나코->뮌헨->루체른->오스트리아
->로마->나폴리->브린디시->아테네->크레타->미코노스->산토리니->사모스->???(터키서중부항구)->트로이->이스탄불->
코펜하겐->홍콩/서울

이었다.

가끔 보면서 회상할수 있도록 그나마 기억과 자료가 남아 있을때 옮겨 놓아야 겠다.